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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문

북한 에너지 자원 현황과 과제

김경술 박사

2015년 북한의 에너지수급 분석

2015년 북한의 일차에너지 총 공급량은 8.7백만 TOE로 전년 대비 무려 21.3%나 크게 감소하였다. 이 정도의 감소는 유래 없는 규모이다. 1990년 이후 북한의 일차에너지 공급규모가 전년 대비 10% 이상 감소한 해는 2015년을 포함하여 모두 5차례가 있었는데, 2011년에 19.6% 감소한 것이 두 번째로 큰 규모이다.

북한이 일차에너지 공급량이 이렇게 크게 감소한 이유는 두 가지 이유로 분석된다. 첫 번째 이유는 석탄 공급의 감소이다. 2015년 북한의 석탄 공급은 전년 대비 32.0% 감소한 3,930천 TOE에 그쳤다. 이와 같은 석탄 공급의 급격한 감소의 원인은 석탄 생산의 감소가 아니라 수출 증가 때문으로 분석된다. 2015년 북한의 석탄 수출은 1,963만 톤으로 전년 대비 26.9% 증가하였다.1)

<표 1> 북한의 에너지원별 일차에너지 공급추이

(단위: 천 TOE)

<표1> 북한의 에너지원별 일차에너지 공급추이

자료: 북한의 주요통계지표, 통계청, 각년도

북한 당국이 석탄 수출을 이렇게 급격히 늘린 까닭은 석탄 수출 단가가 전년도 평균 톤당 73.4달러에서 53.5달러로 하락함에 따라 수출액을 전년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무리하게 수출량을 늘린 것으로 해석된다. 수출용 석탄은 주로 중국으로부터 광산기계, 발전기, 운송용 트럭 등의 장비와 생산자금을 선투자 받은 탄광으로부터 조달하였는데, 갑작스럽게 수출 물량을 늘리기 위해 내수용으로 생산된 석탄의 상당부분도 수출용으로 전환된 것으로 해석된다. 두 번째는 수력이 전년 대비 23.1% 감소하였다. 이는 설비나 설비운영의 문제라기보다는 자연적 여건에 크게 영향 받는 수력발전의 특성에 기인한다. 2014년 겨울부터 2015년 봄까지 북한 전역에 걸쳐 이어졌던 극심한 가뭄으로 수력발전소의 정상적인 가동이 어려웠던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 2015년 수력 발전량은 100억 kWh로 전년 대비 30.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다.

북한 당국은 일차에너지 공급의 급격한 감소를 최소화하기 위해 석유 수입을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난다. 원유 수입은 전년과 같은 수준이었으나 석유제품 수입을 전년 대비 2.4배 증가시킨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전체에서 차지하는 석유의 비중이 워낙 적어 수급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급격한 에너지 공급의 감소는 가뜩이나 에너지 공급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북한사회의 전 부문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최종에너지 공급은 전년 대비 25.5% 감소하였으며2), 특히 산업부문의 에너지 공급은 전년 대비 36.8%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인구 1인당 최종에너지 공급은 전년도 0.31TOE에서 0.23TOE로 25.9% 감소하였으며 에너지경제연구원 추정 , 결국 2011년 이후 유지해오던 플러스 경제성장을 마감하고 2015년에는 전년 대비 1.1% 마이너스 경제성장을 기록하게 된 것으로 나타난다.3)

북한 석탄산업의 현황

북한에서 석탄은 전력 생산은 물론 산업용, 가정상업용 등 수송부문을 제외한 모든 에너지 수요부문에서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는 주종에너지원이다. 전체 전력의 절반 정도를 석탄발전을 통해 생산하며, 모든 산업체의 열과 동력을 석탄으로 생산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석탄산업은 빈사상태를 면치 못하는 실정이다. 북한의 석탄산업은 전기를 비롯한 각종 중간 투입재의 공급부족과 근로자 이탈 등으로 그 기능이 크게 쇠퇴한 상태이다. 특히 2000년대 중반의 대 홍수로 입은 피해가 아직도 회복되지 못하고 있으며, 전기 부족으로 갱내 침출수 펌핑이 불가능하여 대부분의 탄광들이 갱내침수 상태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발전소에 공급되는 석탄은 3천 kcal 수준의 저질탄이며, 그 나마도 적지 않은 부분이 연료시장으로 불법 유출된다. 중앙급 탄광은 국가에서 관리하며, 시·도급 탄광은 지방에서 관리한다. 북한 당국은 시·도급 단체나 기업의 석탄수급은 시·도가 알아서 해결하도록 하고 있으며, 주민들에 대한 민수용 석탄 배급도 중지한 지 오래이다. 석탄 산지의 주민들은 폐광에서 가족단위로 위험을 무릅쓰고 석탄을 생산하여 장마당에 팔거나 자가소비 한다. 그리하여 북한은 국가 전체의 석탄 생산량도 모르며, 주민들과 시·군급 단체 및 기업소들의 석탄은 알아서 자체 수급한다.

그러나 수출용 석탄의 경우는 사정이 다르다. 중국의 무역회사들과 계약을 체결하여 수출하며, 계약에 의거하여 탄광에서 필요로 하는 모든 중간 투입재들을 선투자 받는다. 주로 채탄과 갱내 운반에 필요한 기계 및 장비, 디젤발전기, 트럭 등이 중국으로부터 공급된다. 계약에 의해 생산자금도 선투자 되며, 근로자 배급, 연료 및 자재구입 등에 활용된다. 생산된 석탄은 전량 수출되며, 항차별로 선투자 분을 분할 상환한다. 북한 측의 계약 및 수출주체는 북한 당국이 지정하는 무역업체이다. 수출 대금은 선투자 분할 상환분, 북한 당국으로 회수되는 와크비, 무역회사 이윤, 탄광의 재생산 투입분 등으로 구분되며, 당국이 회수하는 와크비는 대략 30~35% 선으로 파악된다.4)

이와 같은 북한의 대 중국 석탄수출은 2010년 5.24조치 이후 급격히 확산되었으며, 주로 서해안에 인접한 평안남부탄전 일대의 주요 탄광들로 확대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비록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북한 석탄산업의 회복을 견인하는 중요한 변화로 인식되었으나 유엔 안보리의 수출 제재로 중대한 위기에 봉착하게 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관찰할 필요가 있다. 첫 번째는 북한 석탄산업은 내부적 역량으로는 회복되기 어렵다는 그간의 평가가 사실상 입증되었다는 점이다. 북한 석탄산업이 겪고 있는 전기를 비롯한 탄광기계와 각종 중간 투입재의 공급부족, 근로자 이탈 등은 단기적으로 북한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평가이다. 전문가들의 그러한 평가는 북한 경제에서 탄광만이 아니라 거의 모든 산업부문이 동반부실 상태에 있기 때문이며, 다른 한편으로는 생산된 석탄을 유상 판매하여 재투자할 수 있는 재원을 마련할 석탄시장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에 근거하고 있다. 북한의 대 중국 석탄수출이 크게 확장될 수 있었던 것은 중국이 북한 탄광이 필요로 하는 모든 물자들을 선투자해주고 생산된 석탄을 적정 가격으로 사주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북한 석탄산업의 회복을 위해서는 자본의 공급과 시장의 창출이 동시에 도모되어야 한다는 점을 실증적으로 시사하는 사례라 하겠다.

두 번째 관점은 북한 내부의 석탄수급과 어떻게 연관되는 가하는 점이다. 북·중 석탄교역에 종사하는 무역업자, 탈북자 등에 따르면 계약에 의해 생산된 석탄은 전량 수출되며 내수로 공급되는 물량은 전혀 없다고 한다. 이는 계약 때문이 아니고 역시 북한 내부의 석탄시장 부재에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 내부에서 적정 가격을 받고 석탄을 판매할 수 있는 경우는 매우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존재하지 않는다. 예외적인 경우는 비공식적인 연료시장에서 주민들에게 돈을 받고 판매하는 경우가 유일하다. 당국의 계획에 의하여 생산하고, 생산된 석탄을 당국의 지시에 따라 공급하는 사회주의 방식의 산업체계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상적이라면 당국이 생산에 필요한 모든 물자를 공급하고 근로자 배급을 제공한다. 그러나 당국으로부터의 물자나 자금의 공급은 크게 부족하고 생산된 석탄은 당국의 계획에 따라 발전소나 기업소 등에 무상으로 공급해야 하는 상황이 북한 석탄산업이 처해 있는 현 주소이다. 그러한 구조로 인해 수출용 석탄을 생산하는 탄광으로서는 생산되는 석탄 전량을 수출하는 것이 합리적이며, 내수 공급을 위해 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노력은 비합리적이다. 오히려 내수용으로 생산된 석탄이라도 가능한 한 최대한 수출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합리적이다.

유엔 제재로 인해 대 중국 석탄수출이 감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전개될 경우에도 석탄의 내수공급 증대는 매우 제한적으로만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내수용으로 생산된 석탄이 수출용으로 유출되는 경우는 발생하지 않게 될 것이며, 수출용 석탄을 생산하는 탄광의 생산량 일부가 내수에 공급될 가능성이 있을 수 있어 보인다. 그러나 이 역시 오래 지속될 수는 없을 것이다. 석탄을 무상으로 공급하는 방식으로는 재생산 자금을 확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북한의 에너지수급 전망

2016년 북한의 에너지수급에 영향을 크게 미칠 것으로 예견되는 요인은 석탄 수출과 수력발전 등 두 가지로 예상된다. 북한 에너지 수급구조의 특성과 재정적 여건을 고려할 때, 석유의 수입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 유지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 에너지수급 전망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는 석탄 수출이다. 북한이 유엔제재에도 불구하고 제5차 핵실험을 단행하자 유엔 안보리는 더욱 강화된 새로운 결의안 2321호를 채택하였다. 새로운 결의안의 핵심 내용은 북한의 석탄 수출을 연간 4억불 어치, 또는 750만 톤 중 보다 작은 쪽을 기준으로 이를 초과할 수 없도록 제한하는 것이다. 이는 2015년 북한의 석탄 수출실적 대비 38%까지만 허용한다는 의미이다.5)

물론 이 제재 또한 충실히 지켜질 것이라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나 북한 석탄의 유일한 수입국인 중국의 태도 여하에 따라 북한 석탄 수출을 크게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회원국의 북한 석탄 수입을 금지시킨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 2270호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대 중국 석탄수출은 2016년에도 지속되어 오히려 전년보다 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다. 2016년 11월까지의 누적 수출량이 2,044만 톤으로 이미 전년도 수출량 1,958만 톤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6)

이는 2016년에도 북한 내수용 석탄 공급의 증가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오히려 더 감소했을 가능성도 우려된다. 그러나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 2321호가 2016년 11월 30일부터 시행되어 2017년부터는 북한의 대 중국 석탄수출이 크게 감소하게 되는 상황을 맞고 있어, 더 이상 내수용 석탄의 수출용 전환으로 인한 내수 공급 축소는 발생하지 않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수력발전의 경우는 상당부분 호전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당국이 ‘100년 만의 왕가뭄’이라고 밝혔던 2015년과 달리 강수량이 평년 수준을 회복한다면, 수력발전량이 예년 수준으로 회복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북한의 예년 수준 수력발전량은 130~135억 kWh 수준으로 2015년 발전량보다 30% 이상 많다. 북한에는 유역변경식, 계단식 수력발전소들이 많아 유량의 변화에 민감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저수량, 고낙차 방식의 수자원 이용방식으로 댐의 규모가 다목적 댐에 비해 작고, 산림훼손으로 홍수가 잦아 대부분의 댐에 토사가 축적되어 수력이용 여건이 크게 악화되어 있어 가뭄, 홍수 등 기상변화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종합하면, 2016년 북한의 에너지 수급은 내수용 석탄의 수출용 전환으로 석탄의 내수공급 증대가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며, 수력의 경우는 강수량이 평년 수준을 회복했을 경우, 30% 이상의 공급 증대가 가능 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2017년부터는 유엔 제재로 석탄수출이 제한되면서 내수용 석탄의 수출용 전환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내수공급이 예년수준으로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수력의 경우는 여전히 기상변화에 크게 영향을 받으면서 증감할 것으로 예견된다.

북한 에너지산업의 과제

전술한 석탄의 사례에서 보듯이 북한 에너지산업의 최대 과제는 에너지를 돈을 받고 사고파는 상업에너지시스템(Commercial Energy System)으로 에너지시스템을 전환하는 것이다. 기존 에너지 공급설비의 노후도 심화, 부품 공급의 부족, 적정 유지관리의 어려움, 경제난으로 인한 신규 공급설비 증설의 어려움, 각종 중간 투입재 관련 산업의 동반 부실 등이 북한 에너지산업 현황에 대한 일반적인 평가이다. 그리고 그 각각에 대한 북한의 역량을 검토해보면 북한 에너지산업의 당면한 여러 가지 현안은 결국 북한 자체의 내부적 역량만으로는 해결되기 어렵고 외부로부터의 자본과 기술의 도입이 불가피하게 요구된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이다.

그러나 에너지를 돈을 주고 사고파는 시스템의 도입 없이는 그 어떠한 자본과 기술의 도입도 성공할 수 없다. 그 반대로 에너지의 생산, 유통, 판매, 소비 등에서 북한 당국의 개입이 폐지되고 상업적 동기에 의해 운영되는 상업에너지시스템이 도입된다면, 외부로부터의 자본과 기술의 도입은 산업적 동기에 의해서 자동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북한 에너지산업의 최대 과제는 북한 당국이 체제상의 경직성에서 벗어나 과감하게 상업에너지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다.

※ 이 글의 내용은 기고자의 견해로서 남북협회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참고문헌

김경술,『북·중 에너지자원 교역 및 연료시장 분석 공동연구)』, 에너지경제연구원, 2015
김경술,『북한 중장기 정치경제체제 변화 전망 및 에너지인프라 수요분석 연구』, 에너지경제연구원, 2014

에너지경제연구원, 『에너지통계연보』, 각년도
통계청, 『북한의 주요통계지표』, 각년도
한국산업은행, 『북한의 에너지산업(상, 하)』, 2005

통일부 홈페이지
http://www.unikorea.go.kr
유엔 국제무역 통계
http://comtrade.un.org
한국무역협회, 남북교역통계
http://stat.kita.net/stat/nks/nksMain.screen

 1) 한국무역협회, www.kita.net
 2) 에너지경제연구원 추정
 3) 북한의 주요통계지표, 통계청, 2016
 4) 2015년 에너지경제연구원이 중국 단동에서 북중 석탄교역 관련 전문가 면담조사 결과임.
 5) 대한민국 외교부 블로그, http://mofar.me/220875096244
 6) 한국무역협회, kit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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