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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문

북한의 발전설비 현황과 과제

(주)한국수력원자력 권창섭 부장북한은 특유의 소위“자력갱생”의 원칙에 따라 부존자원인 수력과 화력발전에 치중해 왔다. 북한 국장에는 수력발전소가 그려져 있는데 ‘48년 제정당시 김일성이 전력공업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웅장한 수력발전소를 그려 넣도록 지시하였다’고 하며 이는 북한체제하에서 전력의 중요성을 나타내는 상징이라 할 수 있다. 김일성은 전력을“산업의 쌀”이라 칭하였고 김정일은 “산업의 심장”이라고 할 만큼 국가 독점사업으로 중시하였다.

북한은 일찍이 중화학공업 중심의 공업화 전략으로 전력 다소비형 산업구조를 보유하여 왔으며 이로 인해 1990년대 북한경제의 몰락은 전력공급의 급격한 위축이 한 원인으로 지적되기도 한다. 〈표1〉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1990년 277억kWh였던 전력생산량은 소위 “고난의 행군”으로 북한 경제가 최악으로 치닫던 1998년에는 170억kWh까지 감소하였다. 북한은 전력과 석탄 등 에너지공급 증가를 경제회생의 선결과제로 설정하고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투자 가용 재원의 대부분을 수력발전소 건설, 수·화력발전소 개보수 및 석탄 증산에 투자하여 전력생산량은 2010년까지 소폭 증가 추세였으나 2011년 이후 다시 감소추세로 돌아섰고 특히, 2015년의 경우 극심한 가뭄에 따른 수력발전소 가동률 저하로 전체 전력생산량이 크게 감소하였다. 김정은은 집권 이후 전력문제 해결을 국가경제발전의 선결조건으로 내세우고 전력생산을 최대한 늘릴 것을 강조하고 있으나, 북한 도발에 따른 국제사회의 제재와 경제침체로 전력문제 해결은 요원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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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의 부침에도 불구하고 2000년대 이후 남북한 전력협력에 대한 정책논의 방향은 초기 소규모 시범사업부터 단계적으로 추진하여 신뢰를 구축한 후 점진적으로 확대하자는 것이다. 북한의 경제회복이나 남북경제협력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북한의 전력공급 시설의 복구가 최우선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본고에서는 북한의 수·화력 발전설비 현황과 향후 과제에 대하여 간략히 살펴보기로 한다.

<표1> 북한의 발전설비 용량 및 전력량

[단위 : 천㎾, 억㎾h]

북한의 발전설비 용량 및 전력량

자료 : 통계청 국가통계포털(‘17.10)

북한의 발전설비 현황

북한의 화력 및 수력발전소는 정무원의 전력공업성에서 관장하며 발전소 건설과 관련된 업무는 발전소 건설부에서 관할하고 있다. 전력공업성 아래에는 북창화력발전연합기업소, 태천수력발전종합기업소, 평양화력발전연합기업소, 대동강발전종합기업소, 3월17일수력발전종합기업소, 함흥발전연합기업소, 압록강수력발전회사 등 여러 발전소들을 거느리고 있고, 나머지 지방단위에 다수의 중소형발전소를 관리운영하고 있다.1)

북한은 1990년 이후 1지역 1발전소 정책에 따라 중소형수력 건설을 집중적으로 독려하였으며, 이를 통해 40여개 시·군들이 자체적으로 전력수요를 충족한다고 보도하였다. 그러나 1990년대 후반 연이은 대홍수로 대부분의 소수력 설비가 파손되었으며, 국내 일부 자료에서는 2000년대 초중반에 집중적으로 건설된 것으로 보도된 중소형 수력발전소를 포함하여 2013년 현재 화력발전소 9개, 수력발전소는 총 247개의 존재가 확인되었다2)고 하고 있으나 대부분 경제난으로 건설이 중단되었거나 건설지연으로 완공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

북한은 8개의 화력발전소를 보유하고 있다. 대부분 러시아식 열병합발전소이며 구소련의 지원 하에 건설되었으나 순천화력과 청천강화력은 중국의 지원으로 건설되었다. 북한은 화력발전소 건설경험이 전무하여 관련 기술은 물론, 부품의 생산·공급이 부족하여 발전소의 적정 유지관리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외에 해주발전소, 안주발전소, 함흥발전소, 웅기석탄화력, 해주석탄화력, 대동석유화력 등은 1990년대 초반 계획되거나 착공된 것으로 보도되었으나 준공되었거나 가동되는지 여부는 알려져 있지 않다.

<표2> 주요 화력발전소3)

[단위 : 만㎾, 만㎾×호기]

주요 화력발전소

자료 : 에너지경제연구원

수력발전 현황 역시 정확히 파악되지 않는다. 북한당국이 자료를 제대로 발표하지 않으며, 2000년대 중반까지 집중적으로 건설한 중소형수력의 가동 여부도 파악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국내 수력발전관계기관의 연구를 바탕으로 정리된 현황은〈표3〉과 같다.

북한은 해방 이전 일제강점기 때 개발된 다수의 대규모 수력발전소를 바탕으로 국토 전역에 걸친 전방위적 수력개발을 통해 소요전력의 약 60%를 수력에 의존하고 있다. 또한, 수풍, 운봉, 위원, 태평만 등 압록강 본류에서 가동 중인 대형 수력발전소를 중조수력발전공사(中朝水力發電公社)를 통해 중국과 공동관리·운영하고 있어 비교적 안정적으로 북한 전체전력의 약 16~17%를 확보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전체 수력의 약 40%가 40년 이상 경과된 노후발전소이며 그 중 30%, 약 150만kW는 1945년 해방 이전에 건설되어 설비의 전면적인 개보수가 시급한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품질이 조악한 자체 제작설비의 사용에 따른 문제점과 설비·부품을 적기에 교체, 정비하지 못하여 운영발전소의 가동률이 낮은 것도 문제이다. 또한, 경제침체로 인해 화력발전소의 신규건설 및 운전에 차질을 빚으면서 수력발전을 기저부하용으로 사용할 수밖에 없는 비경제적 상황에 처해 있다.

<표3> 주요 수력발전소4)

[단위 : 만㎾, 만㎾×호기]

주요 수력발전소

자료 : 한국수력원자력

북한 발전산업의 과제

발전분야에서는 무엇보다 전력생산시설 개보수가 북한경제의 회복은 물론 남북한 경제협력사업 추진을 위해 가장 시급히 요구되는 핵심과제이다. 북한의 전력생산시설 개보수는 기존 노후발전소를 최우선으로 하며, 신규시설은 화력발전소 위주로 건설하고 전력계통의 효율성을 고려하여, 지역별 중심발전소 확보를 도모하고 장기적으로는 통일 이후 한반도 통합전력망 구축을 고려하여 단계적으로 추진하여야 한다.

화력발전소 현대화 대상은 우선적으로 북창화력과 평양화력 및 청천강화력을 검토할 수 있다. 160만kW의 북창화력은 북한 최대의 발전소로 평양 일원에 전력을 공급하고 있으나 적정한 유지관리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한 가동으로 노후도가 심한 상태이다. 평양화력은 50만kW의 무연탄발전소로 황해제철소, 대안전기공장 등 평양일대 공장에 전력을 공급하는 주력발전소이나, 건설된 지 45년 이상 경과되어 노후도가 심하다. 청천강화력은 평양과 신의주 중간지점에 위치하며 봉화화학공장, 남흥청년화학공장 등에 소요되는 전력을 공급하고 있다. 이들 3개 발전소는 평안남·북부의 무연탄광과 안주갈탄광, 신의주 특구 개발과 연계하여 개보수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청진화력은 김책제철소를 비롯한 북부지구의 공장과 기업소들의 전력을 담당하고 있으나 30년 이상 경과된 노후발전소로 고장이 많이 발생되고 있어 전면적 개보수가 시급하다.

수력발전소 현대화 대상은 하천 중하류에 위치한 댐식 발전소 보다는 유역변경식 발전소가 우선 고려되어야 한다. 고낙차·소유량 수차발전기를 채택하고 있어 비용대비 사업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서두수수력, 허천강수력, 안변청년수력, 장진강·부전강수력이 대표적이다. 총시설용량 51만kW의 서두수발전소는 함북 북부탄전, 혜산지구 경공업기지는 물론 무산철광과 김책제철소 등 산업시설의 주요 전력공급원이다. 총 39.4만kW의 허천강발전소는 70년 이상 된 노후발전소로 함남 단천지역 주요 광산에 대한 전력공급을 담당하며 과거 단천지역 3개 광산(대흥,룡양,검덕) 남북 공동개발관련 전력공급원으로 남한 기술진이 방문, 실태조사를 한 바 있다. 안변청년발전소는 강원도 안변지구에 위치하며 강원권 전력을 담당하는 주력발전소이다. 최초 80만kW로 계획되었으나 현재 32.4만kW가 가동중에 있다. 2007년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안변조선협력단지의 전력공급원으로 남한의 기술진이 현지조사를 하였고 당시, 일부 호기는 진동과 유압계통에 문제가 있었고 전 호기에 걸쳐 북한에서 제작한 주요 설비부품의 신뢰성이 지적된바 있다. 장진강수력과 부전강수력은 운전경과연수가 54~87년 이상인 대단히 노후 된 발전소이다. 동 발전소들은 함흥, 원산 등 함경남도 공업지대의 전력공급을 담당하는 중요발전소로 단위기 크기가 작아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단기간에 사업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발전소 현대화는 대규모 사업이므로 투자비 회수를 포함한 경제성 과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해서는 유무상통의 원칙하에 인근 지역 탄광 현대화, 남북 간 공동 지하자원개발 또는 산업협력단지개발 등 구체적인 사업과 연계할 필요성이 있다. 이와 별개로 향후 남북관계의 성숙도에 따라서는 호혜적 차원에서 노후발전소에 대한 경상정비, 고장부품의 수리·교체지원 등의 사업도 검토될 수 있다.
한편, 장래 남북 간 통합전력망 구축이라는 관점에서 북한지역 수·화력발전산업에 대한 관리·육성정책 방향설정과 긴급지원 방안 수립 또는 전반적 구조조정에 관한 논의 등도 필요할 것이다. 관련기관과 전문가들의 꾸준한 연구와 정보공유가 필요하다.

※ 위 글의 내용은 기고자의 견해로서 남북협회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참 고 자 료]

김경술외 「북한 에너지·자원·교통분야의 주요 개발과제」(2013)
김경술외 「북한 중장기 정치경제체제 변화전망과 에너지 인프라 구축방안 공동연구」 (에너지경제연구원, 2013)
빙현지·이석기 「북한 재생에너지현황과 시사점」 (2017.3)
산업연구원 「북한의 기업」 (2014)
양문수 「북한경제의 구조」(서울대학교 출판부, 2001)
윤재영 「북한 배전계통 현대화 시범사업 제안」(KDB 북한개발 2015 통권5호)
이석기·이승엽 「2000년대 북한기업 현황 –북한 공식매체 분석을 중심으로」(2014)
통계청, 국가통계포탈(2017.10.10. 접속)

 1) 산업연구원(2014), 「북한의 기업」
 2) 이석기·이승엽(2014), 「2000년대 북한기업 현황-북한 공식매체 분석을 중심으로」
 3) 봉화화학공장발전소 등 비계통독립전원 화력발전소(전체 규모는 6만kW로 추정)는 제외
 4) 1만kW 이상의 중대형 발전소(1만kW이하의 소수력은 제외)
 5) 수풍수력의 설비용량은 국내 기관마다 상이하다. 대체로 80만kW로 알려져 있으나, 일부기관에서는 73만kW로 기재하고 있다. ‘14년 초 필자가 북·중접경지역 현지조사 중 관련전문가 면담을 통해 확인한 바로는 당초 80만kW 외에 북·중 양안에 추가건설된 것 까지 포함하여 120만kW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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